‘베네수엘라 대선 승리 주장’ 곤잘레스, 스페인 전격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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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당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의 딸 카롤리나 곤살레스가 9일 스페인 토레혼데아르도스 공군기지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7·28 대선 승리를 주장해온 야당 정치인 에드문도 곤살레스(75)가 전격 스페인으로 피신해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부와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스페인 외교부는 8일 성명을 내어 “곤살레스가 부인과 함께 스페인 공군기로 (마드리드 근교의) 토레혼데아르도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며 “곤살레스의 망명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사법당국이 대선 관련 혐의로 곤살레스를 잇따라 소환했으나, 계속 거부하자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강수를 둔 지 일주일 만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곤살레스와 야당 인사들은 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이 지난 7월28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개표 조작”이라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자체 개표 집계를 제시하며 “곤살레스가 마두로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고 맞서왔다.
이에 대해 마두로 정부는 “선거에서 진 우파 반동의 모략”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사법당국은 지난 2일 곤살레스를 겨냥해 권력 찬탈과 공문서 위조, 불법 선동, 거짓 음모와 집회 등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유력한 야당 인사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소셜미디어에 ‘곤살레스가 자유와 목숨,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스페인으로 피신했다’며 “그에 대한 끝없는 위협과 소환, 체포영장, 심지어 협박 시도는 마두로 정권이 그를 침묵시키고 파괴하는 데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마차도는 원래 가장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였으나 베네수엘라 당국에 의해 입후보가 금지됐으며, 이에 곤살레스가 그를 대신해 야당 후보로 나섰다.
곤살레스는 스페인에 도착한 뒤 자신의 출국이 “압력과 위협, 협박에 둘러싸여” 이뤄졌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육체적 보존이나 근본적 권리가 위험에 놓인 사람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곤살레스에게 말해줬다”며 “곤살레스의 피신은 며칠 동안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곤살레스는 대선 직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저에서 피신해왔다.
타레크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곤살레스가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간 “정확한 순간”을 알고 있었다’며 ‘정부는 그의 안전한 출국을 허락해줬다’고 말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 조국의 평온함과 평화를 위해” 곤살레스의 출국에 동의했다고 했다.
베네수엘라는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3선 당선이 발표된 뒤 개표 조작 등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적어도 27명이 숨지고 192명이 다쳤으며, 2400명이 체포됐다. 2018년 대선에서도 부정선거 논란을 폭압적으로 억누르고 당선된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3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병사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최고 권력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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