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홈 프랑스 꺾고 ‘금’…32년 만에 올림픽 축구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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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운영으로 연장전 끝 5-3 승
올림픽팀의 높은 수준, 한국엔 과제
스페인의 세르히오 카메요가 10일(한국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축구 결승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연장 막판 쐐기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완벽한 게임 운영. 스페인의 축구는 확실히 급이 달랐다.
산티 데니아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90분 무승부(3-3) 뒤, 연장전에서 세르히오 카메요의 멀티골로 프랑스를 5-3으로 따돌렸다.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축구 결승 무대에 선 스페인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3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티에리 앙리 감독의 프랑스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0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스페인의 벽을 뚫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11분 엔조 미요의 선제골을 엮어낸 프랑스가 흐름을 타는 듯했다. 안방 경기이고, 4만8천여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의 응원 분위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스페인은 전반 18분부터 10분 동안 3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화력으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스페인의 페르민 로페스(전18분 전25분)가 2골을 몰아치며 물꼬를 텄고, 전반 28분에는 알렉스 바에나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추가하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앙리 프랑스팀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하며 지속적으로 만회골을 노렸고, 결국 철옹성처럼 탄탄하던 스페인의 골문에 균열이 났다. 후반 34분 프랑스의 측면 공격수 올리세가 올린 낮은 크로스를 마네스 아킬루슈가 발로 살짝 방향을 틀면서 추격골(2-3)을 쏜 것이다.
프랑스는 후반 44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스페인 수비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스페인 수비수가 프랑스 선수를 잡아 쓰러트리는 장면이 비디오판독 결과 명확히 드러났고, 프랑스팀의 주장 마테타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동점(3-3)을 일궈냈다.
다시 효율적인 공 관리와 템포 축구를 앞세운 스페인의 반격이 거세졌고, 연장 전반 10분 카메요가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스페인이 다시 앞서 갔다. 카메요는 연장 후반 막판 골키퍼가 한번에 손으로 던져준 공을 잡은 뒤 단독 질주하며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때까지 마지막 힘을 짜내며 총력전을 펴왔던 프랑스 선수들은 웃통을 벗고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카메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의 마테타가 10일(한국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축구 결승전 스페인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 골로 3-3 동점을 만든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페인은 이날 결승전을 비롯해 이번 대회 매 경기에서 뛰어난 기본기, 개인 능력, 압박, 수비 조직력, 기동성 등 현대 축구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과시했다. 아시아팀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본 올림픽팀이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맥을 추지 못한 것은 전력의 차이를 보여준다. 프랑스 또한 매 경기마다 뛰어난 일대일 능력과 엄청난 체력, 결정력을 선보였다. 질적 변화가 필요한 한국 축구에는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3~4위전에서는 이집트를 6-0으로 대파한 모로코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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