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EM, 스페인 공장 투자 연기 > 한인동정 및 일반뉴스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미국 정부의 정책 변동성을 고려해 북미 공장의 투자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영향으로 스페인 공장의 완공 시점도 당초 2025년 말에서 2027년으로 2년 늦출 방침이다. 

7일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인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 정부 인허가 및 유럽 고객사의 증설 계획을 감안해 당초 계획인 2025년 말보다 다소 지연된 2027년 6월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프로젝트도 미국 정부의 정책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투자는 신중하게 검토하되, 시장 선점의 기회를 실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북미지역 공장 건설을 위해 후보지 주정부와 인센티브를 협상해왔다. 당초 올해 2분기 중으로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로 투자 시기를 늦추지만 기존에 책정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은 축소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윤 재무회계부문장은 "계획된 동박 증설에 2조5000억원 규모 CAPEX가 잡혀 있다"며 "CAPEX는 일정 연기에 맞춰 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관련 소요자금은 당사 보유 자금이나 향후 받게 될 보조금, ECA(공적수출신용기관) 차입 등으로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증설 공사를 마친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5·6공장은 최근 기계적 준공을 완료하고 북미 고객사향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 4분기부터 제품을 양산하면 현지 생산능력은 6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미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50% 중반대를 기록하던 판매 비중은 올해 상반기 62%를 찍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7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김훈 기획부문장은 "메인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보유한 공장으로 확신한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과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원가 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려되는 점은 하반기 실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방산업의 약세와 미국 대선 등 정책 변동성 확대로 일시적 매출 성장 둔화를 예상했다. 따라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전기차용 동박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하이브리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 개발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업계 최초로 AI가속기향 HVLP4(Hyper Very Low Profile)급 차세대 '초저조도박' 제품의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선 AI가속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네트워크용 동박은 HVLP3세대 이하 모델이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고객 중심 활동과 기술력 선도, 글로벌 거점 전략 지속 추진, 고부가 제품 개발 등을 필두로 하이엔드(고부가가치)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날 발표한 연결 기준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 2627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33%, 100% 증가했다. 

최유라 기자 cyr17@dealsite.co.kr